올해로 서거 400주년을 맞이한 셰익스피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로 손꼽힌다. 20여 년간 38편의 극과 4편의 시, 154편의 소네트를 쓰며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매 작품마다 인간 존재의 심연과 맞닿아 있는 주제의식과 감각적이면서도 정교한 언어 구사를 선보였다. 어떻게 한 사람이 4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널리 읽히고 사랑 받는 작품을, 그것도 여러 편이나 써낼 수 있었던 것인지 경이로울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수 세기 동안 셰익스피어의 존재와 그가 이룩한 성취에 대한 많은 의혹이 잇달았다. 많은 사람들이 셰익스피어가 과연 실존 인물인지, 각각의 작품이 실제로 셰익스피어가 쓴 것이 맞는지 궁금해했고, 그것은 셰익스피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과 셰익스피어를 좋아하는 일반 독자들 모두에게 흥미로운 논쟁거리였다. 작품이 무수한 방식으로 재창조되고 있는 것은 물론, 작가의 삶을 재구성하는 픽션까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걸 보면, 셰익스피어는 틀림없이 인류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며 영감을 주는 불멸의 존재인 듯하다.

<세계를 향한 의지>는 퓰리처상, 전미도서상 수상 작가이자 하버드 인문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인 스티븐 그린블랫의 2005년 작이다. 이번에 ‘셰익스피어 400주기’를 기념하는 특별서문이 추가되어 한국어판으로 발간되었다. <노튼 셰익스피어>의 편집 주간을 맡을 정도로 셰익스피어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그린블랫은 그동안 의혹과 논란에 휩싸여 있던 셰익스피어의 삶을 다각적으로 살핀다.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엘리자베스 시대의 사회적, 제도적, 문화적 상황을 치밀하게 검토하고 셰익스피어가 쓴 작품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시대와 작품을 정성스럽게 엮어낸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셰익스피어의 생각과 마음을 가늠해보려는 저자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엘리자베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셰익스피어의 삶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뉴욕 타임스, 타임, 이코노미스트, 시카고 트리뷴 등 해외 유수의 매체에서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셰익스피어의 위대한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훌륭한 연구서라는 평을 받았다.

세계를 향한 의지
지은이 스티브 그린블랫
옮긴이 박소현
출간 정보 민음사 /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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