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훈 “감각에 기대기보다는 탐구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월간 윤종신>이 2015년에 진행하는 새로운 코너 ‘월간 토크’의 두 번째 시간. 윤종신과 ‘Monthly A by <월간 윤종신>’의 디렉터로 활약 중인 이강훈이 그달의 앨범 아트를 선보이는 아티스트와 직접 만나서 창작자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이번 달에는 김시훈 작가를 만났다. 김시훈 작가는 감각적인 일러스트 작업으로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여러 패션지와 대중 매체를 통해 소개되어온 바 있다. 감각과 직관을 추구하던 기존의 작업 방식에서 탈피해 탐구하고 연구하는 방식의 작업을 준비 중이라는 김시훈 작가는 2015년부터 ’Monthly A’의 전속작가로 활동한다. 이번 대담은 2월 23일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김시훈 작가의 개인 작업실에서 진행되었다.
“모르는 것도 답답한데, 모르는 것 자체를 모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더 무서운 거죠.”
윤종신_김시훈 작가는 ‘Monthly A by 월간 윤종신’이 공개하는 두 번째 전속 작가이기도 합니다.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마음이었나요?
이강훈_ 원래는 다른 작가님에게 제의하려고 만든 자리였는데, 김시훈 작가가 갑자기 와서 함께 있는 바람에 제안하게 되었죠. (웃음)
김시훈_제가 믿는 이강훈 작가님의 제안이니까 당연히 따라야죠. (웃음)
윤종신_김시훈 작가의 개인적인 얘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그림은 언제부터 그렸어요?
김시훈_어렸을 때부터 그렸죠. 어머니가 그림을 그리는 분이시거든요. 자연스럽게 그렸던 거 같아요.
윤종신_어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았겠네요.
김시훈_제가 거절을 정말 못해요. 어렸을 때부터 거절을 못했어요. 전문 용어로 ‘호구’라고 하죠. 호구생활을 많이 했었어요. 아, 거절 학원이 있다면 다니고 싶었을 정도였어요.
이강훈_좋은 사람 콤플렉스가 있는 건가? 왜 거절을 못하는 거 같아요? 내가 거절을 하면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할까 봐?
김시훈_그것도 그렇고. 거절을 할 때의 분위기도 견딜 수 없고요. 옛날부터 강자한테 강자하고 약자한테 약한 사람이 멋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저는 강자한테도 약하고 약자한테도 약한 거죠. (웃음) 오랫동안 생각해봤는데, 거절했을 때보다 거절 못 했을 때가 상황이 더 안 좋아지는 거 같아요.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게 되면, 대충하게 되고 미루게 되고 결과물도 안 좋아지게 되거든요.
윤종신_그럼 어머니가 ‘야, 너 그림 그려봐’ 했는데, 거절을 못해서 그림을 시작했다는 얘긴가요?
김시훈_아뇨. (웃음) 그런 게 아니라 이 얘기를 왜 한 거지? 제가 이런 사람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거죠. 그림은 칭찬을 받았던 유일한 게 그림이어서 시작했어요.
윤종신_칭찬 때문에 그림을 시작했다고 하니까 주변의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김시훈_아, 그건 아니에요. 칭찬은 어렸을 때나 받았지, 고등학교 때부터는 아니었거든요. 입시 미술학원 다녔을 때부터 칭찬과는 거리가 멀었죠. 저만 진도를 못 나갔거든요. 같이 시작한 애들은 엄청나게 복잡한 걸 그리는데, 저는 계속 원뿔만 그려요. 한 번은 원장 선생님께서 ‘시훈아, 너는 그림 그리지 말고 딴 거를 해봐.’라고 진지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혼내시는 게 아니라 걱정을 하시면서요.
윤종신_도식을 벗어나는 그림이어서 그랬던 게 아닐까요?
김시훈_음, 아니에요. 그땐 그냥 못 그렸어요. (웃음) 날계란 깨먹고 담배나 피우고.
윤종신_김시훈 작가를 이야기할 때 항상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붙더라고요.
김시훈_대학 얘기는 그만해야 해요. (웃음)
이강훈_자기는 고졸이라고, <미생>의 ‘장그래’ 같다고 했었는데. (웃음)
윤종신_작가들은 역시 천재 코스프레한다니까.
김시훈_대학은 안 가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학력이 필요하다고는 생각 안 해요. 근데 요즘엔 대학에 가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실제로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학력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내 방향을 잡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느끼는 거 같아요. 나름대로 공부를 하고 있지만, 무엇을 봐야 하나, 어떤 것부터 봐야 하나 싶어서 혼란스러워요. 이걸 누가 잡아줬으면 좋겠는 거예요. 모르는 것도 답답한데, 모르는 것 자체를 모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더 무서운 거죠.
윤종신_저도 서른 초반에는 그런 생각이 심했어요. 근데 어느 날 같이 음악하는 어떤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종신아, 네가 쓰는 건 안 배웠기 때문에 나오는 곡이야. 배우면 그 느낌 절대 안 나와. 네가 지금 배우면 자괴를 느낄 거고, 그럼 곡 안 좋아질 거야.’ 그 이후로 자신감을 갖고 더 상상하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안 배운 사람의 우월감이랄까. (웃음) 배운 사람들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어? 왜 배웠는데 저거밖에 못하지? 저런걸 가르쳐주는 거야? 내가 배웠으면 더 잘했을 텐데’ (웃음) 물론 배우는 사람이 아는 건 모르면서요.
이강훈_그렇다면 김시훈 작가는 무엇으로부터 배웠을까요? 학교는 다니지 않았으니 무엇이 당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나요?
김시훈_처음에는 에곤 쉴레 그림을 굉장히 좋아했었고, 영향도 많이 받았어요. 그걸 벗어나려고 계속 노력했고, 굉장히 힘들었죠.
이강훈_누군가의 영향을 받고, 거기서 시작해서 자기 색깔을 만들어가는 건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잖아요.
김시훈_요즘엔 계속 부족하단 생각을 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예를 들어서 최근에 유화 작업을 하는데, 유화 물감 쓸 때 붓을 기름에 빨거든요.
윤종신_아, 그래요? 그렇겠네, 유화는 물에 빨면 안 되지. 물과 기름인데. (웃음)
김시훈_붓 빠는 기름통이 따로 있어요. 그 기름통을 팔아요. 근데 전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어요.
이강훈_저도 유화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전시 시작 한 달 남겨놓고, 동료 작가한테 도움을 청했어요. 모를 때는 내가 모른다는 걸 솔직하게 인정하고, 주변에 도움을 청해야 해요.
김시훈_그러면 내가 모른다는 걸 내가 알고 있어야 하잖아요. 나는 그것도 몰랐다니까. (웃음)
윤종신_(김시훈 작가의 책상에 놓여 있는 기름통을 확인하고) 아, 저게 붓을 빠는 통이구나. 난 저거 재떨인 줄 알았어. (웃음)
“저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내 삶에 내가 없었다’는 주인공의 대사였어요.”
윤종신_2015년 월간 윤종신은 매월 하나의 영화를 선정하고, 그에 영감을 받아서 노래를 만들고 있습니다. 2월호의 영화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이었는데요. 이번 달 커버 아트를 맡아준 김시훈작가 역시 <버드맨>을 보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김시훈 작가는 영화를 어떻게 봤나요?
김시훈_저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내 삶에 내가 없었다’는 주인공의 대사였어요. 뭔가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어요. 저는 당연히 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갑자기 그 대사를 들으니까 문득 내가 주체적으로 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다른 사람에 의해 규정지어진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었죠. 초, 중, 고등학교를 나온 것도 사실 내 의지가 아니었고, 그림을 처음 시작한 것도 제 온전한 의지 때문은 아니었던거예요. 그림을 시작한 것도 어렸을 때 유일하게 그림을 그리면 칭찬을 받아서였거든요. 다른 건 다 두드려 맞았는데. (웃음)
이강훈_그럼 어떻게 살아야 진짜 ‘나’인 걸로 사는 걸까요?
김시훈_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왜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 얼마 전 이강훈 작가님과 함께 열었던 전시회 의 주제이기도 했어요. 사실 지금도 여전히 고민 중이에요. 어떻게 살아야, 어떤 이유를 갖고 살아야 내가 사람답게 사는 걸까 하는 거요. 내가 좀 더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해 행동하고 노력하는 게 사람과 동물과의 차별점인 것 같거든요. 사람으로 태어났으니까 동물과 다른 걸 찾아야죠.
윤종신_난 우리가 과연 동물과 크게 다른가 싶을 때가 있어요.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것도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 큰 범주에서 보면 쾌락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 쫓는 거니까요. 만족을 위해 살아가는 거죠.
이강훈_저는 다른 사람에 의해 규정된 나한테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봐요. 누군가 우리를 봐준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 의미를 가지잖아요.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게 아니라면, 굳이 다른 사람에 의해 규정된 건 내가 아니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요?
윤종신_저도 남이 있으므로 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다른 사람과 상호 작용하며 살아가는 거잖아요. 비교하지 말라고 해도 삶이 그렇지 않죠. 인간은 그런 동물인 거 같아요. 아무리 혼자라고해도, 나를 혼자라고 규정짓는 것 역시도 남으로부터 나는 배제하겠다는 상호 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거예요. 영화가 시작될 때 레이먼드 카버의 어떤 소설 속 대사가 인용되는데(‘내가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 받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 결국 이 영화가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보이면서 결국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더군요.
김시훈_이왕 주워진 한 번의 인생이니까 나를 찾지 않고 그냥 흘러가 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계속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아, 참 어렵네요.
이강훈_내가 무엇을 왜 선택하는가가 곧 나를 찾는 과정일 거예요.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 선택을 했다고 해서 또 쉬운 건 아니에요. 생각했던 것과는 참 다르니까요. 영화 속 주인공 리건은 블록버스터 배우로서의 과거의 업적을 부정하고, 예술적 성과를 추구하고자 브로드웨이에서 아등바등하잖아요. 그러다가 뜻밖의 성과를 얻게 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게 또 진짜 나를 찾았다고 볼 수는 없거든요. 주인공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
윤종신_내가 원하는 게 진짜 ‘나’를 설명한다고 말할 수도 없고, 행복을 보장해준다고 말할 수도 없네요.
“올해 저한테 가장 필요한 건 제 작업의 적립이에요.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윤종신_김시훈 작가는 그동안 인물 위주로 작품을 선보였는데, 이번 2월호 커버 아트는 인물이 아닙니다.
김시훈_원래는 영화 속 주인공 리건 톰슨을 그린 인물화였는데… 퇴짜를 맞았죠, 이강훈 작가님에게. (웃음) 근데 정말 퇴짜를 놓은 건 잘한 거예요. 만약 말하기가 어려워서 퇴짜를 놓지 않았다면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작품이 나왔을 거예요.
이강훈_제가 가운데서 작품을 보고 자른 이유는 ‘Monthly A’의 소속 작가로 첫 공개되는 건데, 그 작품이 첫 인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어요. 뭔가 어정쩡하다는 판단이었죠.
김시훈_원래 제 마음에 드는데 퇴짜를 맞으면 반발이 심한 편인데, 강훈이 형이 맞았다고 생각해서 수긍했습니다. (웃음)
이강훈_이번 노래가 윤종신의 히스토리가 담겨 있다면, 커버 아트에는 김시훈 작가의 히스토리가 담겨 있는 느낌이에요.
김시훈_양쪽 날개에 의미가 있어요. 영화를 보면서 실체와 허상의 모호한 관계에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실체와 허상을 나누는 게 구분 자체도 무의미한 것 같더라고요. 내가 허상이라고 생각한 것이 실체이고, 실체라고 생각한 것이 허상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한쪽 날개는 허상에 대한 것, 한쪽 날개는 실체에 대한 것. 하지만 그것 자체도 결국에는 구분하기 힘들게 표현했어요.
윤종신_인형이 가장 눈에 띄네요.
김시훈_인형은 사랑받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잖아요. 주인공이 영화 속에서 결국엔 사랑받으려고 애를 쓰는데 그 느낌을 이어보고 싶었어요. 제가 표현한 게 영화 속에 나오는 오브제는 아니에요. 그보다는 실체와 허상이 모호하다는 걸 구현할 수 있는 오브제를 선택한 거죠. 외면을 찍는 카메라와 내부를 찍는 엑스레이 카메라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사실 내면이 실체일 수도 있고, 외면이 허상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일부러 그렇게 상충하는의미를 주는 오브제를 선택했어요.
윤종신_개인적으로 인물이 없어도 김시훈 작가의 특징은 다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앞으로는 어떤 작품을 선보이고 싶나요? 이번 커버 아트처럼 인물에서 벗어난 작품도 계획 중인가요?
김시훈_올해 저한테 가장 필요한 건 제 작업의 적립이에요.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내가 생각하고 얘기하고자 하는 게 개념이 섰으면 좋겠어요. ‘이걸 내가 왜 그림으로 그려야 하지?’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작품을 그리고 싶은 거죠. 단순히 그림이 좋아서? 말은 되지만, 저 스스로 그건 답이 안 되는 거예요.
윤종신_김시훈 작가는 어린 나이에 그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거 같아요. 저는 예전에 히트해야지 하고 음악 만들었어요. 내 작업의 본질이 히트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왜 내가 이 노래를 만들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정말 중요해요.
김시훈_작년 말부터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이론적인 이유 말고, 내 마음에 딱 들어맞는 이유를 찾고 싶어요. 아직도 그걸 못 찾았어요. 올해는 그 해답을 찾고 싶어요. 일러스트 작업을 한창 했을 때는 감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순간적인 느낌이 좋은 게 중요하고, 실제로 거기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어요. 그러면 인물을 그려도 되고 무얼 그려도 되어요. 내가 관심은 없을지언정 보기 좋고 느낌 좋게요.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감각적인 것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작가라면 그게 옳지요. 하지만 저는 이제는 그걸 원치 않는다는 생각인 거에요. 감각에 기대기보다는 탐구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올해가 저한테는 작가로서의 분기점이어야 해요.
이강훈_작년에도 분기점이라고 했는데. (웃음)
김시훈_작년 말에 한 말인 거죠. 그러니까 올해부터. (웃음)
이강훈_장점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훌륭한 무기거든요.
윤종신_창작자들은 고민하고 갈등하고 방황하는 과정 속에서도 만들어야 해요. 남겨야 해요. 저는 우스갯소리로 그걸 똥이라고 하는데, 배출하지 않고 쌓아두면 몸에도 안 좋은 영향만 끼치는 거예요. (웃음) 지금은 아닐지라도 10년이 지나면 그게 너무 근사한 똥일 수도 있고. 저는 부지런히 곡을 썼다는 게 만족스러워요. 정말 억지로 한 게 하나도 없어요. 누군가 ‘그렇게 기계적으로 작업해서 어떻게 해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난 속으로 생각했어요. ‘아닌데, 난 한 번도 기계적으로 안 했는데. 계속 고민하고, 계속 즐거웠는데.’
이강훈_맞아요, 저도 손을 못 움직이게 하는 고민은 쓸모없는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윤종신_아, 그나저나 처음에 퇴짜 맞은 커버 아트 그림은 저 주면 안 되나요?
김시훈_그럼요.
윤종신_그래, 나한테 이런 혜택이라도 있어야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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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와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 매우 상업적 작업과 매우 비상업적 작업을 거치며 지금은 좀 더 독립적인 회화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는 소설책, 음반 커버, 공연 및 영화 포스터. 매거진 작업 등의 작업과 기업 혹은 브랜드간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해왔고, 페인터로서는 시스템과 집단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발생한 ‘이탈’ 에너지가 동물적인 삶에서 인간적인 삶으로의 이행에 필요한 ‘내적’ 에너지로 치환되는 과정을 주제로 삼고 작업하고 있다. 외부의 실체가 감각의 다발을 통해 내적으로 관념화되고, 그 감정이 또다시 외적으로 표현되는 형태적 미학에 기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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