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케이트 본스타인은 미국 성소수자 운동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백인 남성으로 태어나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자의 몸을 갖게 되었지만, 성적 취향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고, 현재는 여성에서 남성이 되려는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 본스타인은 남자 아니면 여자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에 맞서 자신을 남자도 여자도 아닌 존재, ‘젠더 무법자’로 정의하고, 모든 개인에게는 젠더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진짜 여자 혹은 진짜 남자라는 것은 지배 문화에 의해 만들어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집필한 <젠더 무법자>는 이미 전 세계 유수 대학에서 수업 교재로 쓰이고 있을 만큼 젠더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자, 살자>는 저자의 2006년 작으로 ‘청소년, 괴짜, 무법자들이 자살 대신할 수 있는 101가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세상이 만들어놓은 경계를 무너뜨리며 살아온 저자가 죽고 싶을 만큼 두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용적이면서도 전복적인 제안을 전해준다. 단순히 자살하면 안 되는 이유가 아니라 더 멋지고, 재미있고, 근사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책 속에 가득하다. 청소년을 위해 쓰였기는 하나, 비단 청소년에게만 유효한 책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어디에도 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이 책을 집어 들기를 권한다.

자, 살자
지은이 케이트 본스타인
옮긴이 송섬별
출간 정보 이매진 / 201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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