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LOB 3월의 작가 : 이수진
2016년 3월의 작가는 이수진이다. 불안하고 우울한 소녀들의 세계를 그려가고 있는 그녀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작가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오는 4월에는 유럽에서 자그마한 팝업 전시가 계획되어 있으며, 올해 안으로 개인 작업을 모아 책을 엮어볼 예정이라고 한다. 이수진 작가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블로그와 페이스북, 그리고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Cafe LOB에서 2016년 3월 한 달간 전시하고 있는데요. 소감이 어떤가요?
처음 제의가 들어왔을 때 너무나 놀랐고 영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훌륭한 작가분들이 전시를 이어가고 있어서 저도 좋게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참여하게 되어서 좋았어요.
이번에 전시하신 ‘Bitches’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소개해주세요.
‘bitches’는 ‘쎄 프로젝트(sse-project)’를 진행하면서 그리게 되었어요. 불안하고 자기방어적인 소녀가 그 모습을 감추기 위해 점점 나쁜 계집애가 되어간다는 콘셉트입니다. 겉으로 봤을 때는 강해 보이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슬프고 우울한 기색이 느껴져요. 독립적이지만 또 한편으론 나약한, 이 소녀들의 내면을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했어요.
그림을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언제 어떻게 내가 계속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주 당연하게 그리고 있었거든요. 제가 정말 꾸준히 즐겁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취미 활동이었어요. 그러다가 잠깐 그림을 놓은 적이 있어요. 대학교에 입학한 다음부터였는데, 디자인과에 들어가니 정말 새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더라고요. 눈앞에 재밌는 이미지들이 넘쳤어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2학년, 그리고 휴학 1년까지, 약 3년 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았어요. 당연히 디자인을 하겠구나 생각했고요.
그런데 3학년으로 복학하고 일러스트 수업을 듣던 중에 교수님께서 왜 그림을 그리지 않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렸으면 좋겠다고요. 그때 머리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어요. 그래, 내가 왜 그림을 놓고 있었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다시 제대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 졸업전시도 그림으로 마쳤는데, 그 전시를 준비하면서 제대로 ‘저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거 같아요. 꿈도 ‘그림 그리면서 살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녹록지 않은 현실에 몇 번 좌절도 했지만.(웃음) 그래도 너무 좋고 즐거우니까 계속해서 그리고 싶어요.
선호하는 작업 방식도 소개해주세요.
디지털은 배제하는 편이에요. 화면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대면했을 때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제가 좋았던 그림들은 대부분 그렇게 그려진 것들이었어요.
최근 작품의 이슈나 관심사가 있다면?
최근엔 빈티지 인형을 모으고 있어요. ‘마담 알렉산더’와 ‘보그 지니’라고, 눈이 깜빡이는 인형들이에요. 제가 그리고 있는 아이들과 비슷한 느낌이라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무표정한 아이들의 눈빛을 특히 좋아해요. 좀 더 특이하게 커스터마이징 되어있는 아이들을 위주로 모으고 있는데, 한 명 한 명 모일 때마다 제가 작품 속에 등장시키고 싶은 소녀들로 가득한 세상이 완성되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아요.(웃음)
앞으로의 작업/활동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큰 계획은 제 개인 작업을 마무리하는 거예요. 처음 목표는 3월까지 마무리하는 거였는데 이것저것 일이 생기다 보니 좀 미루게 되었어요. 시간이 되는대로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싶어요. 작업에 대한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있는데 시작을 못 해서 조금 스트레스거든요. 그 작업이 완성되면 조그맣게 책으로 엮고 싶어요. 그리고 4월엔 유럽에서 자그마한 팝업 전시에 참여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월간 윤종신> 디지털 매거진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해주세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제 나름의 소신으로 꾸준히 그려나가고 있어요. 이번 전시를 보시고, 어떤 감정이라도 좋으니 충분히 느끼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