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가 먹고 싶습니다』와 『다른 사람』
내가 상상한 도쿄 생활은 고요한 어딘가에 단정히 앉아 눈높이의 앵글로 오가는 말 사이의 공백, 때로 섞이는 유머와 여유, 정갈하고 쓸쓸한 고독, 도시 산책자의 표정을 구경하는 것이다. 그러니 도쿄의 일상을 상상하는…
함께 나이 들어가는 소설가가 있다는 것
스무 살 무렵, 한 앳된 얼굴의 소설가에게 ‘취향저격’을 당했다.(윽) 그것도 아주 강렬하게. 돌아보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뇌의 한 부분에 ‘반짝’하고 형광등이 켜진 듯했다. 이유는 하나,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삶이 섬뜩하리만치 나와…
자식의 내일을 위하여 <엘리자의 내일>
2017년 8월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에서 선정한 영화는 <엘리자의 내일>이다. <4개월, 3주… 그리고 2일>로 2007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신의 소녀들>로 2012년 칸영화제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루마니아의 대표 감독으로 떠오른 크리스티안 문쥬의 2016년…
자식의 질문에 답할 수 없는 어른들
시스템이 결과적으로는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잃는 순간 비리가 자라난다. 로메오(안드리안 티티에니)도 그렇다.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젊은 날을 희생했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바꾼 것 같지 않은데 자신만…
#8
2017년 1월 14일. 그냥 좋아서 썼던 멜로디… 꿈에도 몰랐던… 너무나도 감사한… ‘좋니’의 가사가 완성되던 날.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과 『걱정말고 다녀와』
얼마 전 생중계 된 북토크에서, 사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준 시인은 이렇게 답했다고 했다. “세상에 나 말고 나만큼 귀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 그리고 그는 이 책에 이렇게 썼다. “운다고…
삶에 선물처럼 다가온 시 한 편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일화가 떠오른다. 어느 시인의 딸이 학교에서 국어 숙제를 가져왔는데 마침 주제가 자신의 시였고, 시인은 해당 시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런데 다음날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아빠가 알려준…
오해하고 이해하며 성장하는 아이들 <플립>
2017년 7월 ‘어수선한 영화 이야기’에서 만나 본 영화는 <플립>이다. <스탠 바이 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미저리>, <어퓨 굿 맨>,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대통령의 연인> 등 90년대를 대표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