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

초여름의 어느 날 엄마와 더위를 피해 대형서점에 갔다. 내가 고른 미술책들을 같이 계산해주던 엄마에게 매년 엄마의 얼굴을 그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 해 여름이 끝나기도 전에 엄마는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엄마의 어린 시절 흑백사진을 시작으로 그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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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맨션

지난여름 남산맨션 일층에 있는 보마켓에 매일 들렀다, 고 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 남산맨션에 살았다면 매일 들를 수 있었을 텐데. 친구에게 말했고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남산맨션 앞 건널목에 서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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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느닷없이

당신의 책장이라니. 원고 청탁을 받고 ‘나의 책장’을 휘- 둘러보았다. 이미 책장에는 새 책을 꽂을 자리가 없다. 책장이 있는 방―차마 서재라는 점잖은 이름으로 부를 수 없으니까―에는 방바닥 여기저기 책들이 흩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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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할머니, 할아버지. 내 모든 음악 세계를 채워주신 분. 항상 감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 해 동안 정말 너무 많이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으로 자주 인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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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의 나

월간 자랑의 멤버가 되기 위한 면접이 치러진 장소는 한남동에 위치한 모모 언니의 집이었다. 나는 월간 자랑의 마지막 멤버로서, 더이상 신입 멤버를 받지 않겠다던 기존 멤버 몇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주 간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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