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The Tree Star / 시멘트 외 혼합매체 / 64 x 50 x 140cm
푸른별 / 청동 / 50 x 50 x 49cm
북극성 되기 / 시멘트 외 혼합매체 / 가변적
볅속으로 Into the Star/Wall / 만화책 외 혼합매체 / 51 x 26 x 29cm

2019년 봄, <공간 윤종신>에서 조각가 최진욱의 작품 네 점을 선보입니다. 최진욱은 시멘트, 청동, 종이 등 그 질료적 속성과 특징이 하나로 모이지 않는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별’을 담습니다. 그에게 ‘별’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흐르는 시간의 선형성에 제동을 걸고 균열을 내는 존재로 ‘막연하지만 무한한 세계’를 가늠하고 탐색하게 합니다. 언제나 우리의 머리 위에 떠 있으나 언제나(아직까지는) 미지의 존재로 남아 있는 ‘별’을 역동적이면서도 심원하게 재구성하는 그의 작업을 만나보세요.

작가 노트
– 별에 대한 단상

어렸을 적 밤하늘에 유난히 밝았던 별 하나가 있었습니다. 동네 어귀 한적한 밤하늘, 늘 머리 위에서 우리를 쫓아다니곤 했었습니다. 외로운 날이면 더욱 별을 벗 삼아 되도 않는 이야기들을 나누곤 했습니다. 미지의 세계인 그곳을 현실 도피의 최종 후보지로 정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소원을 들어 달라고 간청 같은 것을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어린이들이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소원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 한참을 지나고 나서야 그 별 이름이 ‘오리온’이었고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먼 시간, 과거의 모습을 지금에서야 보는 것이라는 상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막연하지만 그렇게 무한한 세계의 시간을 떠올리며 ‘별과 나’ 사이의 공간을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수백광년? 전 그 별의 모습을 지금 보고 있듯이, 그 별에 있는 누군가는 미래의 나를 상상할 수도 있었겠구나…
먼 그곳에서 미래의 나를 상상하는 이가 ‘어린 왕자’였으면 좋겠습니다. 왠지 통할 것만 같아서입니다. 만나는 날을 기다리며 그 별의 여러 모습들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곳의 나무는 어떻게 생겼을까? 빠르게 움직이는 자동차는 있을까? 혹시 그 별은 푸른색의 별사탕 같은 모습은 아닐까?
그토록 청명한 상상의 별세계에 비하면 지금 나는 너무 늙었습니다. ‘어린 왕자’를 맞이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합니다. 저항할 수 없는 내 자신의 환경에 익숙해지며 사회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히어로, 전지전능한 새로운 스타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좋지는 않지만 딱히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겉은 그렇게 힘센 히어로 스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속은 어릴 적 밤하늘의 어린 왕자가 살고 있는 그러한 상상의 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각가 최진욱(1966~)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다섯 번의 조각 개인전과 60여 차례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