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의 작가는 조윤성이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재즈의 경계를 확장해온 대한민국 대표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이 바로 이번달 Cafe LOB Gallery의 주인공이다. 조윤성은 2011년부터 음악 작업과 미술 작업을 병행해왔다. ‘재즈’는 단순히 음악적 장르로만 국한할 수 없는 삶의 정신이자 양식이기에, 그는 그것을 때로는 시각적으로, 때로는 청각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지금도 소리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색으로, 색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소리로 표현하면서 자신만의 재즈를 완성해가는 중이다. 조윤성은 이제껏 주로 자신이 사랑하는 재즈 뮤지션의 초상을 작업해왔는데, 앞으로는 좀 더 시야를 넓혀 ’옴’ 산스크리스트 글자에도 관심을 기울여볼 생각이다. 재즈의 선율이 전해주는 각양각색의 감정을 색으로 표현했듯이 글자의 아우라가 선사하는 강렬한 느낌을 색으로 표현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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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fe LOB에서 2017년 5월의 아티스트로 선정되셨는데요. 소감이 어떠신지요?

좋은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음악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서 제 작업을 소개할 수 있어서 설레고 기쁩니다.

– 그림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제 작업은 모두 재즈와 관련되어 있어요. 2011년 한국에 들어왔는데, 그때 제 개인 재즈 공연 포스터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그림을 그리게 됐어요. 공연에서 소개될 재즈 아티스트를 그림으로 그려서 알리면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림으로 먼저 아티스트를 만나고 그의 음악을 되새겨보면 좋을 것 같았거든요. 제가 관객들에게 공연 관람 전에 미리 예습을 해오라는 식의 과제를 내준 거죠.(웃음) 요새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찾아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그림으로 공연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게 임팩트가 있을 것 같았어요.

– 그림을 따로 배운 적이 있나요?

따로 배운 적은 없습니다.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오직 좋아하는 색감 그리고 재즈 아티스트의 연주 중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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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와다 마코토를 좋아해요.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라는 책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거든요. 그리고 제 와이프가 드로잉 아티스트인데, 옆에서 어깨너머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웃음)

–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유화도 있지만 펜 드로잉도 있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유화의 매력과 펜 드로잉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게 유화는 컬러 사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펜 드로잉은 흑백 사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특히 펜 드로잉의 모노톤에서 느껴지는 묘사력은 재즈에서도 유사하게 느낄 수 있는데요. 마일스 데이비스의 1960년대 Modal jazz 같은 느낌이랄까요.

재즈 뮤지션이 아닌 다른 소재로도 작업을 구상 중이신지 궁금합니다.

명상과 연관 있는 ‘옴’ 산스크리스트 글자를 여러 색채로 표현하고 싶어요. ‘옴’ 산스크리스트 글자에서 나오는 광채를, 글자에서 느껴지는 상징적인 힘을 강렬한 색으로 나타내면 좋을 것 같아요. 요가 수련자는 ‘옴’에 관한 그림을 보면서 수련하는데요. 신비스러운 아우라를 광채로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아직 모르지만요.(웃음)

– 그림을 그리면서 특별히 힘든 점이 있다면요?

저는 손을 그리는 게 힘들어요.(웃음) 그래서 제 방식대로 멋대로 그립니다. 크리에이티브는 이런 데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면서요. 뭔가 좀 부족하다고 느낄 때, 그것을 자기 방식으로 표현하게 될 때, 뭔가 멋진 게 나올 수 있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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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작업이 음악 작업에도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100퍼센트 이상으로 영향을 줍니다! 소리로는 표현할 수 없는 영역이 색으로는 가능하거든요. 반대로 그림 그릴 때 제가 테크닉적으로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점들은 바로 소리로 표현할 수 있고요. ‘어두운색=단조 / 밝은색=장조 / 파스텔색=재즈적 불협화음 / 푸른 계열의 색=#key / 붉은 계열의 색=bkey’ 이런 식으로 대략 생각이 정리되어 있어요.

– 작가님의 작업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키워드 3가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Jazz artist, Jazz instrument, Jazz performance.

– 작업과 관련하여 최근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지요?

역시 전시인 것 같아요. ‘Post production’도 작업만큼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어떻게 보여줄지 어디서 보여줄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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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작업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앞으로 전시와 공연을 같이 해보려고 합니다. 공연에 어울리는 그림과 그림에 어울리는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시각적 청각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줄 수 있는 공연이요.

– 작가님에게 그림을 그리는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연습인 것 같아요. 매일 피아노 연습을 하고 곡을 만드는 것처럼 매일 낙서하고 스케치하면서 연습해요.

– 마지막으로 디지털 매거진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해주세요.

더 독특하고 창조적인 그림과 재즈 공연으로 여러분을 만나고 싶어요. 공연과 전시를 통해 더 많은 재즈 스토리를 소개하고 싶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