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의 작가는 황미옥이다. 수년째 다양한 매체에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해오고 있는 그녀는 그림책 <검은 반점>의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책 작가로도 데뷔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앳눈북스의 대표이자 작가인 정미진이 쓰고 황미옥이 그린 <검은 반점>의 원화 11점을 선보였다. 연필을 이용한 섬세한 드로잉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잠시나마 차분한 미소를 짓게 한다. 이리저리 포개고 쌓인 가느다란 선들의 다발 속에 작가의 시간과 감정이 배어 있다. 황미옥의 자세한 활동은 홈페이지와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hwangmi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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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lob_1703_01
검은반점01, 21x28cm, 종이에연필
검은반점02, 43x26cm, 종이에연필
검은반점02, 43x26cm, 종이에연필

– Cafe LOB에서 2017년 3월의 아티스트로 선정되셨는데요. 소감이 어떠신지요?

멋지고 굉장한 분들의 전시가 진행되었던 곳에서 이렇게 제 그림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서 부끄럽지만 영광입니다.

-그림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그림을 전공하신 건가요?

어릴 때부터 집에서 혼자 그림 그리는 게 유일한 취미였어요. 잘 맞고 재미있었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별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계속 취미로 그리다가 입시 미술을 거치고 실내디자인을 전공했으나 졸업은 못 했습니다. 좋았던 걸 다시 하고 싶어서 개인 작업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기까지 가장 중요했던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대학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 너무나 혼란스러운 일들이 있었는데, 때마침 좋아하던 문구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어요. 그곳에 입사하지 않고 학교를 졸업했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잘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 혼란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을 것 같아요.

검은반점03, 43x26cm, 종이에연필
검은반점03, 43x26cm, 종이에연필
검은반점04, 43x26cm, 종이에연필
검은반점04, 43x26cm, 종이에연필

-이번 전시는 그림책 <검은 반점>의 원화 11점을 선보이는 것인데요. 어떻게 이 그림책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엣눈북스 대표이자 <검은 반점>의 글을 쓰신 정미진 작가님께서 글과 어울리는 그림을 찾으시던 중 제 인스타그램을 보시고 연락해주셨어요. 글을 받아보고 너무나 제 이야기 같아서 꼭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황미옥 작가님의 첫 그림책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존에 해오셨던 일러스트 작업과 그림책 작업은 또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림책 작업의 매력을 이야기해주세요.

제 이름이 책날개가 아닌 겉표지에 놓여있다는 게 저로선 가장 큰 매력이에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전부 제 그림으로 꽉 차 있는 것도 신기하고 좋습니다. 그리고 일 년이라는 긴 호흡에 지치지 않고 흐름을 유지하는 방법을 새롭게 배우는 과정도 재미있었어요.

-출판 이후 여러 곳에서 전시도 하시고 독자들도 만나셨는데요. 인상적이었던 독자분이나 감상평이 있었다면 소개해주세요.

등장하는 소녀와 똑같은 위치에, 또 반대편에, 혹은 몸 어딘가에 실제로 반점이 있어 그림책에 더욱더 공감할 수 있었다는 독자분이 많았던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검은반점05, 43x26cm, 종이에연필
검은반점05, 43x26cm, 종이에연필
검은반점06, 43x26cm, 종이에연필
검은반점06, 43x26cm, 종이에연필

-이번에 전시된 그림은 연필을 이용한 드로잉인데요. 특히 연필을 선호하시나요?

예전에는 가리지 않고 재료들을 다 써보면서 재미있어했는데, 좀 더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한 가지만 쓰게 됐고, 그게 연필이었어요. 무채색을 계속 쌓아가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그리고 <검은 반점>을 작업하면서 제 성격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되었는데, 그런 요인이 그림뿐만 아니라 재료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작업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키워드 3가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소심함, 집착, 여자.

-작업과 관련하여 최근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지요?

허리가 너무 아파서 오래 앉아 있기 힘들어진 게 최근 가장 큰 고민입니다.

검은반점07, 43x26cm, 종이에연필
검은반점07, 43x26cm, 종이에연필
검은반점08, 43x26cm, 종이에연필
검은반점08, 43x26cm, 종이에연필

-작가님에게 그림을 그리는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말없이 시간을 쌓는 것, 얘기하지 않고 시간을 쓰는 것이요.

-앞으로의 작업/활동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좋아하는 주제로 전시를 많이 할 계획이에요. 그리고 다음 그림책도 구상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월간 윤종신> 디지털 매거진 독자 여러분에게 인사해주세요.

<월간 윤종신>에 제 그림과 첫 그림책을 소개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