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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인류 최초의 유인 우주선 ‘Vostok’가 구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을 태우고 우주로 쏘아올려졌다. 그리고 2016년 11월, 이 우주선의 이름을 딴 격월간 사진잡지 <보스토크(Vostok)>가 창간됐다. “사진을 중심으로 현대미술과 디자인, 출판 등의 경계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지식과 감각을 다룬다”고 선언한 이 잡지는 실험과 혁신을 내세웠다. 광고에 의존하지 않으며 장비에 대한 정보가 없고, 연재물 역시 배제됐다. 보스토크의 박지수 편집장은 12월 6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생산자 중심의 잡지가 아닌 독자 중심의 잡지란 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는 온라인에 없는 것만 잡지에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간호의 주제는 “페미니즘: 반격하는 여성”이다. 이를 주제로 문학평론가 황현산은 패션 사진가 레스(LESS)의 ‘키스’ 사진을, 비평가 김현호는 ‘근대화된 국가의 중산층 비장애인 남성’ 위주로 쓰여진 사진의 역사를, 젠더학 연구자 어경희는 ‘셀피’와 ‘소녀 취향’을 중심으로 예술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4세계 페미니즘과 ‘로리타’ 논쟁을, 미술평론가 오경미는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다뤘다. 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젊고 논쟁적인 여성사진가들의 작업에 대한 소개와 하시시 박, 니나 안, 박의령 등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여성 사진가 여섯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밖에도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젊은 여성 사진가들의 좌담, 편집부가 직접 조사한 한국 사진계 성폭력 사례 설문, 사진집 <빛의 회랑>을 분석하는 코너가 포함됐다.

시각 이미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굿즈’ 소비가 늘고, 독립서점과 신생공간이 여럿 생겨나는 지금, 동시대의 담론을 최전선에서 다루는 것이 <보스토크>의 목표다. 잡지의 편집동인이자 사진비평가 김현호는 창간사에 이렇게 썼다. “도박이다. 지금 모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박을 하는 중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우리가 지닌 역량을 동전 한 닢까지 모두 쏟아붓다시피 하며 창간호를 만들었다. 앞으로 풀 스윙을 하는 타자처럼 모든 잡지를 만들 것이다”

<보스토크(Vostok)>
지은이 보스토크 프레스 편집부
출간정보 보스토크프레스/ 2016-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