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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윤종신’ 스튜디오의 시작을 알리는 아티스트는 포토그래퍼 방상혁이다. 2015년 <월간 윤종신> 10월호 ‘기억의 주인’과 12월호 ‘탈진’의 앨범 아트 작업으로 <월간 윤종신> 구독자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는 방상혁은 그동안 ‘여성의 신체’라는 소재에 천착하며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과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사람의 관계와 감정 교류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명암의 대조가 극명하고 입자의 거칠기가 확연한 그의 작업은 즉각적으로 시선을 압도하는 동시에 격렬한 감정적 동요를 일으킨다. <방상혁 – 방랑>은 ‘월간 윤종신’에게 뿐만 아니라 포토그래퍼 방상혁에게도 공식적인 첫 전시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방상혁은 이제껏 그가 선보인 작품들이 그러했듯이, 거침없이 그리고 숨김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아티스트였다.

2015년 <월간 윤종신> 앨범 커버 작업에 참여한 이후의 활동이 궁금하다.

요즘에는 작업량이 많지 않다. 잘 찍으려는 걸 포기했다. 구도나 노출을 잘 맞추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았다. 사진을 계속 찍다보니 더 잘해야겠다는, 더 좋은 걸 보여주겠다는, 그래서 인기를 얻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는데, 그런 것에 얽매이는 내가 싫어졌다. 좀 더 자유롭게 작업하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사진 수업을 열었다. 수업이라고 하니 거창하지만, 어쨌든 10명 정도가 모여서 각자의 사진 이야기를 하는 자리이다. 그동안 사진을 가르쳐달라거나 어떻게 촬영하는지 보고 싶다거나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싶다거나 하는 식의 문의를 계속 받아왔는데, 내가 누굴 가르칠 입장은 아니지만 한 번 자리를 만들어보았다. 물론 돈이 없어서 한 것이다.(웃음)

작년 <월간 윤종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한계를 이야기했다. 내가 찍은 작품 전부를 보여주고 싶지만 한정된 공간에서는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선호한다고 했다. 어떠한 심정적인 변화로 첫 전시 <방상혁 – 방랑>을 열기로 결정했는지 궁금하다.

그때는 전시를 너무 어렵게 생각했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전시에 큰 부담을 갖지 않기로 했다. 전시라는 게 일 년에 한 번, 혹은 몇 년에 한 번 하는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보여주듯이 오프라인에서도 보여주는 것이라는 개념으로 접근 중이다.
물론 내 이야기 전체가 드러났으면 하는, 어떤 부분이 아니라 내 전부를 다 보여주고 싶은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 전시와 함께 사진집도 선보일 예정인데, 그 사진집에는 이제까지의 작업 대부분이 들어갈 것이다. 오프라인 전시에서는 대략 60점 정도를 선보이고, 사진집 안에서는 500점 정도를 담을 것 같다.

전시에서는 어떤 작품들을 보여주나?

최근 작업들이다. 내 개인적 기록이 담긴 사진이나 감정이 담긴 사진은 의도적으로 제외했다. 내가 생각하는 사진에 대해서, 그리고 빛과 형태에 대해서 집중한 작품들로 구성될 것이다. 요즘에는 감정을 배제한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이전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업에 의도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가 있는지?

이전에 작업한 사진들을 많이 지웠다. 내 사진에 등장한 여성 중 일부는 과거의 연인들인데, 이따금 그들로부터 사진을 지워달라는 연락을 받는다. 지금 만나는 분이 사진을 보고 힘들어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촬영도 공개도 모두 상대방의 동의를 얻고 한 것이지만 상황과 관계가 달라지니 어쩔 수 없다. 나는 충분히 그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에 최대한 미련없이 다 지운다. 온라인에서만 내리는 게 아니라 실제로 사진을 없앤다. 나는 내 사진 때문에 누군가 불편해지는 게 싫다. 찍을 때도 관계가 더 중요했듯이 지울 때도 관계가 더 중요하다. 그게 심지어 끝난 관계라도 그렇다. 최근에도 이러한 이유로 아끼는 사진들을 모두 지웠는데, 정말 힘들고 괴로웠다. 나처럼 이렇게 멍청하게 작업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지우지 않기 위한 사진 작업을 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최근의 작업들은 만족하고 있는지?

마음에 든다. 예전에는 사진 속에 표현된 내 마음이나 상대방과 나의 관계에 무게를 두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사진 그 자체에 집중한다. 사진이 무엇인지, 사진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를 고민하고 그것을 다시 사진을 통해 표현한다. 거의 흑백이고 빛이 세고 대비가 심하다. 물론 얼핏 보면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 사진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던 사람은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보여주는 사진은 그 자체로 내 자신이기 때문이다. 나는 늘 발가벗는 기분으로 내 자신을 전부 드러내왔고,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에서도 지금의 나를 그대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