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월간 윤종신> Repair 1월호 ‘사랑의 역사’

수줍은 너의 인사는
기나긴 우리 사랑 시작이었지
왠지 모르게 끌렸어
나를 바라보는 너
이미 내 마음 가져버린 뒤
세상은 아름다웠어
하루와 사계절은 너무 짧아서
어디로든 가려 했지
어딜 가던 추억되어
지워지지 않아
그 사랑이란 건
내 전부였었던 사람
내 꿈이였었던 사람
가슴 한가득 너만 있어
늘 푸를 것만 같아서
우리의 약속들이
하나 둘씩 늘어갈 땐
널 안았던 내 두팔은
안 풀릴 듯 꼭 잡은 채
하늘빛은 우릴 향해
무슨 말을 하려는듯
물끄러미 우리 둘을 비춘다
설렘은 무뎌져가고
자꾸만 구속이라 느껴져가고
가끔 떠올리던 이별
미뤄둔 숙제처럼
그 짧은 하루에 이별을 해낸다
내 전부였었던 사람
내 꿈이였었던 사람
가슴 한가득 너만 있어
늘 푸를 것만 같았던
그 날의 다짐 중에서
절대 이별하지 말기를
저 끝까지 함께 가기를
가슴 한가득 부풀었던
약속들이 가득했던
그 시절 계획들은
서로 모른 척 해주고
널 안았던 내 두팔은
느슨하게 풀어지고
하늘빛은 우릴 향해
모두 이해한다는 듯
물끄러미 우리 둘을 가른다
물끄러미 우리 둘을 가른다
편안하게 우린 서로를 보낸다

2013 <월간 윤종신>은 ‘Repair’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윤종신이 다른 가수들에게 주었던 노래들을 윤종신이 다시 부르는 프로젝트이다. 윤종신이 소중히 여기는 노래들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Repair’ 프로젝트의 포문을 여는 곡은 ‘사랑의 역사’. 조성모 7집 에 수록된 곡으로, 윤종신이 2009년에 작업한 노래이다. “사실 ‘사랑의 역사’는 그 당시 준비 중이던 제 앨범에 쓰려고 만든 곡인데, 결국 조성모 군에게 가게 된 노래였죠. 조성모 군은 제 예상보다 훨씬 더 여린 음성이었어요. 그래서 처음 이 노래를 만들었을 때 제가 생각했던 느낌과는 확연히 다른 개성을 가진 결과물이 나왔죠. 한 여린 남자의 이야기로 완성되었달까요. 제 버전은 성모의 버전보다는 훨씬 더 원숙미가 있을 것 같아요.”
윤종신은 ‘사랑의 역사’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2013년 올 한 해 동안 ‘Repair’ 프로젝트를 통해 발표될 노래의 대부분이 사랑 노래인데, 이 노래야말로 앞으로 발표될 다른 모든 노래들을 개괄적으로 요약해서 보여주는 느낌일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노래에는 윤종신이란 사람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보시면 돼요. 보통의 사랑 노래는 어떤 모멘트를 다루지만, 이 곡에는 사랑의 시작부터 끝까지가 모두 담겨 있습니다. 두 사람이 만나고, 설레고, 달아오르고, 행복하고, 그러나 곧 정점을 찍으면서 조금씩 식어가고, 갈등하고, 이별에 대해 고민하고, 결국은 그렇게 사랑하고 좋아했던 사람과 단 하루 만에 이별해버리는, 그 모든 이야기가 있는 거죠.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고 있는 사랑 이야기를 일반화해서 담고 싶었어요. 어쩌면 다소 통념적일 수도 있지만, ‘사랑의 역사’라고 표현할 수 있는 일들이 모든 개개인에게 날마다 일어나고 있다는 걸 이 노래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발행인 겸 편집장
윤종신

디지털 매거진
Edit 김주성
Design 최고은
Plan 최진권
Video Edit 권철
Making Photo 최고은

사진
Photo & Video 안성진

음악
Lyrics 윤종신
Compose 윤종신&이근호
Strings arrange 나원주
Strings Perform 융 Strings
Drum 신석철
Bass 최훈
Guitar 홍준호
Piano & Keyboard 나원주

앨범아트
Artwork 이강훈
Design 공민선

뮤직비디오
Director 권철
Lighting Director 김형민
Producer 이승호
Art Director 장혜린

스타일링
오영주, 오진주

매니지먼트
조배현, 하영진, 박상현

발행
MYSTIC89

제작
OFFBEAT,Inc.